그래서 정부 지금 뭐 하는데?
그래서 지금 정부는 뭐 하는지 행보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지난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하여 분야별 토론회와 공론화를 예고했습니다. 8월에서 시작해 9월까지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성환 장관은 전력 수급에 대해서는 석탄을 줄이면서 신규 원전을 검토하고 가스 발전이 늘어나는 것을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탄소배출을 줄여 탄소중립까지 갈 과정을 설계한다고 하는데 말이 되는지부터가 의문이 듭니다.
그나마 폭우 침수 피해에 대해서도 언급은 했지만, 침수 피해가 큰 지역부터 하수관로 등 기반 시설을 보강하겠다는 정도였습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나 수해 복구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같은 날 18일 행안부 장관이 침수 피해지역을 방문해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차 회의를 열어 빠른 복구를 위해 행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과 같은 폭우가 계속해서 찾아올 것인데 당장의 피해 복구 이상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우려 지점입니다. 당장 눈앞 문제가 닥치기 전까지 대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 적어도 그 위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통의 합리적 선택일 것입니다.
그 사이 19일 기사에서는 정부가 호남 반도체산단에 대하여 전력망 공사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기후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예타 면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최종적으로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입니다.
직후 어제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대국민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4차 전기국가와 5차 수요, 재생에너지 전망에 대한 토론회가 연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2차 전기본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사실상 메가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수요를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 것인지가 이번 토론회의 핵심이었습니다.
전력수요에 관한 부분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늘어난 전력수요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를 논의하지만, 그 수요가 타당한지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메가프로젝트가 중요하고 거기에 많은 전기가 필요하니까 오직 어떻게 수요를 충당할지만 이야기합니다.
최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다루며 비슷한 상황을 봤는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했기 때문에 기후위기 상황이 됐는데 온실가스 감축과 새로운 기술개발이 대체 무슨 상관인 걸까요? 기술개발이 감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감축에 있어 필수는 아닙니다. 그냥 안 하면 되니까요. 계속 탄소배출하는 산업을 유지하고 싶으면 기술개발을 해서 무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면 되는 거지 기후대응에 필수적인 조건일 수는 없습니다.
이번 토론회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의 황당함입니다. 메가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건 알겠지만 그에 대한 전력수요가 타당한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일단 필요하다고 하니까 다 들어주겠다는 게 적절한 행정절차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전을 늘리는 것도 가스 발전을 늘리는 것도 '그냥 필요하니까'라는 이유 이전에 왜 전력수요가 늘어나야 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하는 게 '대국민토론회'라는 이름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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